[부동산 이슈] 국토부 "하향 안정 신호", 근거는 무엇이고 변수는 무엇인가
서울 아파트값이 88주 연속 오르는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18일 "하향 안정 신호"라는 입장을 내놨다. 상승 통계와 정부 진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국토부가 든 근거와 시장 지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토부가 든 근거
국토부는 크게 세 가지를 근거로 들었다.
첫째, 강남·서초의 하락이다. 두 지역은 10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둘째, 서울 거래량 감소다. 서울 거래량은 5월 8,900건에서 8월 4,600건으로 줄었다. 석 달 만에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셋째, 갭투자 비중 축소다. 갭투자 비중은 지난해 10월 37.9%에서 올해 8월 6.1%로 크게 낮아졌다.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 수요가 거의 사라졌다는 뜻이다. 갭투자는 가격 상승기에 시장을 달구는 요인으로 꼽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과열 해소의 신호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공급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도 정부는 개선을 강조했다. 3~8월 서울 인허가는 3만6천 가구로 74% 늘었고, 착공은 1만7천 가구로 45% 늘었다. 다만 착공은 10년 평균(3만1천 가구)에는 못 미친다. 증가율은 높지만 절대 수준은 아직 평년보다 낮다는 의미다. 인허가와 착공이 실제 입주로 이어지려면 수년이 걸리는 만큼, 당장의 수급 불균형 해소에는 한계가 있다.
금리 상승이라는 변수
금리도 시장을 누르는 요인이다. 기준금리는 6월 2.5%에서 8월 3.0%로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8월 4.88%로 2022년 9월 수준을 넘어섰다.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 매수 여력이 줄고 거래도 위축된다. 거래량 감소를 설명하는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정부의 후속 조치
정부는 전월세 부담 완화를 위해 9월 21일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의 후속 조치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서울 전세 누적 상승률(8.55%)이 매매(8.49%)를 웃도는 만큼 임대 시장 안정이 정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 해석과 시장 지표 사이의 간극
다만 정부의 판단과 최근 지표 사이에는 간극이 있다. 한국부동산원 10월 둘째 주 서울 상승률은 0.16%로 전주(0.12%)보다 커졌다. 경기 아파트값은 주간 0.26% 올라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서울의 규제가 수요를 경기 남부로 옮겼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 거래량이 줄었다는 사실이 곧 시장 전체가 안정됐다는 뜻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거래가 줄면서 가격이 유지되는 이른바 '거래 절벽 속 가격 버티기' 국면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는 지표를 근거로 한 해석이며 확정된 사실은 아니다.

앞으로 볼 지표
향후 판단은 몇 가지 지표에 달려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동향에서 상승률이 다시 둔화되는지, 서울 거래량이 반등하는지, 착공 증가세가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이번 주에는 국정감사에서 집값과 전세대출 관련 발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입장이 시장에 어떤 신호로 읽히는지도 주목된다.
통계를 읽는 법
거래량 감소와 갭투자 비중 축소는 과열 완화를 보여주는 지표일 수 있지만, 가격 하락을 직접 의미하지는 않는다. 가격 지표와 거래 지표, 공급 지표를 따로 확인하고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 정부 발표 수치도 기준 시점과 산출 방식을 원자료에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한 가지 지표로 시장 방향을 단정하기보다 여러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독자가 기억할 세 가지
첫째, 국토부는 거래량 감소와 갭투자 비중 축소를 안정 신호로 해석했다. 둘째, 같은 기간 서울 상승률이 다시 커지고 경기 남부가 급등해 정부의 진단과 시장 지표 사이에 간극이 있다. 셋째, 공급 증가율은 높지만 착공 물량은 아직 10년 평균에 못 미쳐 불안 요인이 남아 있다. 정부 발표는 해석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원자료로 다시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